위화감

견디기 어려운 위화감이 오랜만에 나를 보고 씨익 웃었다. 이 녀석이 또다시 찾아오리라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지만 막상 마주치면 갈피를 잃는다. 마치 강 건너에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기분과도 같았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내 옆에는 쓰다 만 메모장과 굴러다니는 비닐봉지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별 수 없이 고개를 들어 강 건너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인간관계가 … Read more

내게 건네는 사과

지난 1년은 격변의 시기였다. 처음 만난 동네, 처음 만난 직장, 처음 만난 사람들. 그 숱한 처음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등산하듯 매일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리고 처음들을 기회로 삼았다. 전부 처음이니까, 기왕 염두에조차 두지 않았던 일도 시작하자는 심산이었다. 뭐, 어떤 것들은 금방 힘에 부쳐 포기했고, 어떤 것들은 그냥저냥 미적지근하게 이졌고, 심지어 어떤 것들은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대충 반절 … Read more

내가 친절한 이유

남을 먼저 위하는 친절한 배려는 손해볼 것이 없다. 누군가는 이 말을 보고 ‘퍼주기만 하면 손해보는 것 아니야?’라고 반문할 수 있다. 그러나 나는 배려가 오히려 이득이라는 것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 이전에는 나도 마찬가지로 친절하면 호구가 되기 십상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여러 경험에 비추어 보니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나는 기본적으로 선한 마음을 기저에 깔고 남을 배려하고자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