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건네는 사과

지난 1년은 격변의 시기였다. 처음 만난 동네, 처음 만난 직장, 처음 만난 사람들. 그 숱한 처음을 일상으로 만들기 위해 등산하듯 매일을 오르락내리락 했다. 그리고 처음들을 기회로 삼았다. 전부 처음이니까, 기왕 염두에조차 두지 않았던 일도 시작하자는 심산이었다. 뭐, 어떤 것들은 금방 힘에 부쳐 포기했고, 어떤 것들은 그냥저냥 미적지근하게 이졌고, 심지어 어떤 것들은 익숙해지기까지 했다. 대충 반절 … Read more

독거청년

마치 맨 땅에서 잡초가 삐죽 튀어나오듯, 허리 근육에서 시작된 뾰족한 통증은 천천히 온 몸으로 퍼졌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관절이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커다란 어깨, 팔꿈치, 무릎부터 손가락, 발가락 마디까지 온 몸의 관절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느껴졌다. 새해 벽두부터 한 달여의 생활을 돌아보았다. 한 달간 휴식다운 휴식을 누린 적이 없었다. 주중에는 출근과 운동으로 일정이 빼곡했고 주말에는 사람들을 … Read more

중력을 거스르다

운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 헬스장에서 운동을 하다 보면 밑이 빠질 정도로 힘들 때가 많다. 길다란 바벨은 아무것도 매달지 않아도 충분히 무겁다. 하지만 거기에 중량판까지 매달고 중력을 거슬러 운동을 한다. 그렇게 바벨을 올렸다 내렸다 하다보면 그냥 뒤로 내던져버리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다. 하지만 맥이 빠지게도, 그렇게 무거운 운동 한 번 한다고 뭔가 바뀌는 건 별로 … Read more

그림만 봐도 이해될 정도라는 말은

나는 연구자가 아닌 직원으로서 대학에서 일을 하고 있다. 아무리 직원 입장으로 대학에서 일을 하지만 자꾸 해묵은 대학원의 추억이 떠오르는 건 어쩔 수 없는 것 같다. 세상 자신감 넘치는 햇병아리 학부생들과 겸손 그 자체인 랩노예 대학원생들의 대조되는 생활을 바라보고 있으면 만감이 교차한다. 학부라는 울타리는 세상의 풍파를 막아주지만 그것도 졸업 전까지다. 대학원생이 되는 순간 울타리를 벗어나 자신의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