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세이. 길러 먹기

봄.파종의 계절.시청에서 3평짜리 텃밭을 분양한다는 소식이 날아왔다. 3평이라니! 그런 코웃음나는 땅을 누구 코에 붙일까 싶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신청서를 휘갈기고 잊고 있었는데 아뿔싸, 갑자기 시청에서 온 문자는 나의 당첨을 알리고 있었다. ㅇ..와아… 주 40시간이고 뭐고 이른 아침부터 밤 늦게까지 바쁜 척 하는 나. 텃밭을 가꾸기 위해 시간을 내는 건 바쁜 척 하든 진짜 바쁘든 어쨌든 보통 … Read more

용산역 찬가

오늘도 용산역에 왔어요. 용산역과 저의 인연은 KTX가 없던 밀레니엄,2000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용산던전이라고 불리는 전자상가.그곳에 처음 방문하던 날은 정말 긴장이 되었죠. 꼬맹이였던 저는 아빠 손을 꼭 잡고용산역 구름다리를 건넜습니다. 무너지기 일보 직전인 것만 같았던 구름다리였는데,그 이후로 23년을 건재했습니다. 시간이 아쉽게,많이 흘렀습니다. 구닥다리 구름다리는드디어 새단장을 위해 며칠 전부터철거되기 시작했어요. 이후 대학생이 된 저는용산역 플랫폼에 익숙해졌어요. 성북구에 있던 … Read more

2월의 마지막

2월은 짧다.30일이 넘는 날짜를 살다가 28일까지만 사는 것은 조금 손해보는 느낌이다. 겨우 두세 날 가지고 무얼 그러나 싶지만 갑자기 시간이 빠르게 앞당겨지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 벌써 두 달이 지나간 2023년, 머리속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맴돈다. 남들은 새해를 맞아 버킷리스트를 정리하곤 하는데 나는 그런 정리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꼭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 Read more

위화감

견디기 어려운 위화감이 오랜만에 나를 보고 씨익 웃었다. 이 녀석이 또다시 찾아오리라 어느 정도 각오는 하고 있지만 막상 마주치면 갈피를 잃는다. 마치 강 건너에 삼삼오오 옹기종기 모여있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기분과도 같았다. 그래서 주변을 둘러봤는데 내 옆에는 쓰다 만 메모장과 굴러다니는 비닐봉지 정도만 있었을 뿐이다. 별 수 없이 고개를 들어 강 건너를 물끄러미 바라만 보았다. 인간관계가 … Read mo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