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mai pro 전방 블랙박스 (2) – 휴즈박스 연결하기

K7에 블랙박스를 설치하는 과정을 담은 글입니다. 이전 글을 확인하시면 70mai pro를 처음 개봉하고 차량에 설치하는 과정을 보실 수 있습니다.

시거잭에 바로 블랙박스를 연결하면 어려운 과정 없이 블랙박스 설치가 끝납니다. 하지만 본체에서 전원선이 나와서 센터페시아를 지나가다보니 운전할 때 꽤나 거슬립니다. 컴퓨터 조립의 마무리는 선정리인 것처럼 자동차도 DIY를 했으면 선정리를 해야 마음이 개운하겠죠.

이번 기회에 한 번도 안해본 ‘휴즈박스 전원 따기’를 해 볼까 합니다.

휴즈박스는 어디에?

한창 작업중인 모습입니다. 휴즈박스로 전원선을 잇는 것이 목표입니다.

위 사진에 표시된 부분에 실내 휴즈박스가 자리합니다. 전원이 필요한 장치에 전기를 공급하는 것은 여러 방법이 있는데 일반적으로 블랙박스는 실내 휴즈박스에서 전원을 따옵니다. 전원을 따오기 위해 무턱대고 선을 아무 휴즈에나 이으면 안 되고, 정해진 방법에 따라 작업해야 합니다.

  1. 블랙박스를 상시전원으로 사용할 지, 아니면 주행중에만 사용할 지 결정하기
    > 상시전원으로 사용할 경우 ‘차 문만 열어도’ 전기가 공급되는 장치를 이용
    대표 : 실내등, 파워시트
    > 주행중에만 사용할 경우 ‘ACC 이상으로 키를 ON했을 때’ 전기가 공급되는 장치를 이용
    대표 : 시거잭
  2. 전원선을 연결할 휴즈를 골랐다면 어느 쪽이 휴즈의 Out 방향인지 확인하기
    > 새로 장착할 기기의 (+) 전원선이 꼭 휴즈의 Out방향에 연결되어야 함
    검전기 또는 멀티테스터 이용
  3. 휴즈박스에 시거소켓 연결하기
    > 전선 피복을 쉽게 벗기기 위해 피복 탈피기 활용
    > 빨간색 (+) 전원선을 휴즈의 Out방향에 연결하기
    > 검정색 (-) 전원선을 차체 볼트와 연결하기.
    이 때 접촉불량이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조이기
  4. 블랙박스 전원선을 정리해가며 휴즈박스 안으로 들여보내기

1. 블랙박스를 상시전원으로 사용할 지, 아니면 주행중에만 사용할 지 결정하기

주차중에도 블랙박스가 지속적으로 녹화를 할 수 있도록 상시전원에 물려놓고 쓸 수 있습니다. 시동이 꺼져도 차량에 장착된 배터리가 블랙박스에 전원을 공급합니다. 다만 이럴 경우 방전의 위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보조배터리나 인산철 배터리를 추가로 시공하지 않으면 안심할 수 없습니다. 최근 블랙박스들에 저전압 차단기능이 있다고는 해도 사실 걱정이 됩니다. 게다가 70mai pro의 경우 11.5V 인근까지 배터리를 잡아먹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휴즈박스에서 곧바로 상시전원을 연결하는 것은 추천드리지 않습니다.

저는 주행중에만 녹화가 되도록 할 것이기에 휴즈박스의 시거잭 휴즈에서 전원을 따 올 것입니다.

휴즈박스 뚜껑을 잡아당겨 열면 뒷면에 위 사진처럼 휴즈 위치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서 ‘확실히’ ACC 이상의 키 온 상태에서 작동하는 것은 ‘시가 라이터’입니다. 와이퍼나 열선 핸들 등도 ACC 이상에서 동작하겠지만, 오늘 작업에서는 시거 소켓을 연결할 것이니 기왕 동일한 ‘시가 라이터’ 휴즈에서 전원을 따 오기로 합니다.

휴즈 위치 안내와 대조해 보면 표시된 부분이 ‘시가 라이터’ 휴즈입니다. 휴즈를 찾았으니 살살 달래서 빼고 전원선을 연결해주기만 하면 됩니다.

휴즈를 뺄 때 손톱으로 빼기 보다는 가급적 롱노우즈를 이용하세요. 휴즈 머리가 거의 바닥에 붙게 되어있어서 손톱으로 빼려면 잘 빠지지 않고 다칠 수도 있습니다.

2. 전원선을 연결할 휴즈를 골랐다면 어느 쪽이 휴즈의 Out 방향인지 확인하기

휴즈에는 사실 방향이 없지만, 휴즈로 공급되는 전기에는 방향이 있습니다. 자동차 배터리는 직류 12V를 사용하기 때문이지요. (상용차는 24V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휴즈의 한 방향으로 전기가 들어가서, 휴즈를 거친 뒤, 반대쪽으로 나가게 됩니다.

휴즈의 역할은 과전류를 보호하는 것입니다. 때문에 휴즈에 전기가 들어가는 쪽에 외부 장치를 연결하면 휴즈의 보호를 받을 수 없습니다. 자칫 과전류가 곧바로 외부 장치에 흘러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때문에 어느 방향이 휴즈에 전기가 들어가는 방향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휴즈에는 방향이 없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렇단 얘기는 어느 쪽 다리에 외부 장치 전원선을 연결하든, 휴즈박스 단자에 연결하는 방향이 중요하다는 뜻입니다. 휴즈를 뽑아낸 자리를 잘 들여다보면 금속 접점이 두 군데 있습니다. K7을 기준으로 하면 위쪽, 아래쪽에 각각 하나씩 접점이 있습니다. 여기에 검전기 또는 멀티테스터를 연결해서 전원이 들어오는 곳이 어느쪽인지 확인합니다. 검전기는 밝게 빛날테고, 멀티테스터는 약 12V를 가리킬 겁니다.

제가 테스트해 봤을 때 K7은 ‘아래쪽’ 접점에서 전원이 들어와 ‘위쪽’ 접점으로 나갔습니다. 즉 외부 장치 전원선은 ‘위쪽’ 에 연결하는 것이 맞습니다. 물론 테스트는 시동을 ACC에 놓고 진행했습니다. 그러지 않으면 전원이 들어오지 않을테니까요.

그리고 다른 차량은 방향이 다를 수 있으니 꼭 테스트를 하고 연결하세요!

위 사진과 같이 연결할겁니다.

3. 휴즈박스에 시거소켓 연결하기

위 사진처럼 탈피기로 피복을 물어서 살살 돌린 뒤 바깥쪽으로 당기면 피복이 벗겨집니다. 제가 구매한 시거소켓의 경우 피복과 전선이 너무 잘 붙어 있어서 피복을 빼 내는 데 애를 먹었습니다.

나중에 블랙박스 전원선을 휴즈박스 안으로 들이기 위해 휴즈박스 왼쪽의 플라스틱 내장재를 탈거합니다. 아래쪽을 보면 홈이 하나 나 있는데, 거기에 드라이버나 헤라를 집어넣어 벌려줍니다. 드라이버를 이용할때는 흠집이 나지 않도록 주의하세요!

힘있게 제껴주면 위처럼 플라스틱 내장재가 분리됩니다. 이제 휴즈에 시거소켓의 빨간색 (+) 선을 연결하고, 차체에 검정색 (-) 선을 연결합니다.

휴즈와 빨간색 선을 연결할 때는 위 그림과 같이 합니다. K7의 실내 휴즈는 마이크로 타입입니다. 때문에 휴즈 다리에 직접 선을 감기가 좀 난감합니다. 다리에 선을 감는 대신 길이방향으로 다리 자체를 감싸는 방법으로 선을 연결합니다. 전선이 다리 길이의 두 배 정도만큼만 나오도록 피복을 벗길 길이를 잘 조절해 주어야 합니다.

(+) 전원선을 연결하고 휴즈를 소켓 안에 꽂은 뒤에는 (-) 선을 차체에 연결합니다. 저는 8mm 볼트를 약간 풀어서 볼트와 와셔 사이에 선을 감고 단단히 조여주었습니다.

선을 잘 연결했으면 시거소켓에 USB전원을 연결하고 잘 작동하는지 확인합니다. 다행히 문제없이 전원이 잘 들어왔습니다.

4. 블랙박스 전원선을 정리해가며 휴즈박스 안으로 들여보내기

이제 블랙박스에서 긴 전원선을 잘 달래가며 천장 내장재 안으로 숨깁니다. 이 때 헤라를 이용해 밀어 넣으면 편합니다. 특히 A필러같은 경우 그냥 잡아당기면 어느정도 공간이 생기기 때문에 이것을 잘 활용합니다. 또 운전석 문의 웨더스트립 (고무 덮개) 를 당겨 떼어내면 안쪽에 선을 정리할만한 공간이 나옵니다. 여기를 통해 전원선을 숨기고 휴즈박스 안으로 전원 케이블을 집어넣습니다.

휴즈박스 안으로 전원선을 끌어왔다면 다시 시거소켓의 USB전원과 연결합니다. 남는 선은 플리스 테이프를 이용해서 감아주었습니다. 저 뭉치를 적당히 휴즈박스 안에 집어넣어 놓았습니다.

블랙박스가 잘 작동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 차량의 내장을 뜯어가며 전원을 연결해 본 것은 처음입니다. 본격적인 첫 DIY라고 할 만 하네요. 이제 시야에 치렁치렁한 전원선도 보이지 않습니다. 블랙박스 화질도 좋으니 주행중에도 안심하며 다닐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