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을 하다 갑자기 오른쪽 등에 극심한 통증이 느껴졌다. 매일 하던 운동이고 그다지 무리한 것도 아닌데 의아함이 앞섰다. 그보다 너무나 아파 들고 있던 바벨을 더 이상 들고있을 수가 없었다. 조심스레 바벨을 내려놓고, 어떤 부분이 잘못되었는지 점검하기 시작했다.
숨을 깊게 들이마시니 다시 격통이 폐를 찌르듯 찾아왔다. 자연스레 입에서 할아버지 같은 소리가 나왔다. 갈비뼈 골절일까, 입원해야 할까 걱정이 스쳤지만 그렇다면 제대로 서 있을수도 없을 터. 일단 서 있다면, 걸을 수 있다면, 죽지 않는다. 아주 느리게 오른팔을 들어올려보고, 가슴을 내밀어보고, 몸을 굽혀보기도 했다. 가만히 살펴보니 아마 날개뼈와 등을 이어주는 인대에 무리가 간 모양이었다.
1주일은 꼼짝없이 환자 신세겠구만. 아쉬운 마음이 스쳤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운동을 하지 않는 시간동안 공부를 조금 더 할 수도 있고, 글을 더 쓸 수도 있다. 아니면 뭘 특별히 하지 않고 데굴거리며 편안히 쉬어도 된다. 그간의 나를 되짚어보기에 참으로 좋은 기회가 찾아온 것이나 다름없었다.
지금껏 몇 회의 부상 끝에 건강히 회복하려면 쉬는 것에도 신경써야 한다는 것을 경험했다. 물리적으로 다쳤을 때뿐 아니라 내면의 건강도 마찬가지다.
최근에 있었던 이별이 떠올랐다. 마치 인대가 끊어지면 격통이 찾아오듯, 나는 갖은 노력 끝에 약한 부분부터 끊어져갔다. 그 과정은 너무도 아팠다. 나를 지키기 위해 이별을 결정했다. 이별을 통해 얻은 것은 회복의 기회였다. 가만히 나를 들여다보며, 과연 나는 무엇 때문에 다쳤는지 그리고 바를 수 있는 약은 없는지 점검하는 중이다.
우선은 내가 먼저다.
지금 나는 마냥 잠을 자고 싶다.
그러면 상쾌한 컨디션과 번뜩이는 생각이 다시 나를 앞으로 나아가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