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것도 고생이다.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진다는 말이 와닿은 지 얼마 되지 않았다. 영원한 20대일줄만 알았는데, 거울 속 목의 주름은 어느새 30줄 중반이었다. 내가 쓸 수 있는 하루의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는 것을 30대를 지내면서 처음 느꼈다.
해가 바뀔수록 체력이 줄어듦을 체감한다. 체력을 기르기 위해 운동을 한다지만, 역설적으로 운동이 소모하는 체력이 만만찮다. 결국 운동을 하는 것은 체력의 한계를 늘리는 것이 아닌 것 같다. 시간에 반비례하는 체력. 그 녀석의 기울기를 감소시킬 뿐.
밤 9시가 되면 졸리기 시작하고, 12시가 되면 거의 비몽사몽이다. 숨 쉴 틈 없이 잠 속에서 허우적대다 눈을 뜨면 아침. 일상만 보내기도 버거운데 세상에 재미있는 것은 왜 이리도 많은지! 한 군데에 집중하면 다른 것을 놓치고, 다른 것에 집중하면 또 다른 것을 놓치기 일쑤다.
20대에 경험했어야 할 많은 것을 뒤늦게 시작하고 있다. 시기에 한계가 없다지만 시간에는 한계가 있고, 노력에 한계가 없다지만 체력에는 한계가 있다. 그래서 지금 필요한 건 선택과 집중, 그리고 효율적인 계획이다. 시간이 지나갈수록 자꾸만 줄어드는 체력을 애먼 곳에 허투루 쓰지 않고 싶다.
내가 추구해야 할 바는 명확한 것 같다. 이제부턴 오롯이 내게 집중할 시기가 온 것이다. 좋아해서, 사랑하고, 그래서 행복을 가져다 주는 것들을 떠올려본다. 그러니 몇 가지가 눈에 아른댄다. 취미생활, 맛있는 식사와 디저트, 촉촉한 밤공기를 가르며 달리는 시원함,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 곁에 있는 시간.
내가 좋아하는 것
내가 사랑하는 것
이 모두 우리의 행복을 위해,
선택과 집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