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지텍 콤보 터치 키보드 케이스 사용기

내용추가: 1년 반 쓰고..

지금까지 잘 쓰고 있습니다. 수많은 지름 중 몇 안되는 성공 아닐까 해요.

Assistive Touch와의 충돌도 iOS 버전 14와 15를 거치며 개선된 것 같습니다.

 

애플 매직 키보드

코스트코에 가면 입구와 가까운 쪽에 아이패드가 전시되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아이패드 프로 모델 일부는 매직 키보드와 함께 전시되어 있습니다. 전시된 매직키보드를 써 봤는데, 만듦새가 대단했고 무엇보다 터치패드가 정말 편리했습니다. 블루투스 마우스를 연결해서 사용할 때 느꼈던 아쉬움이 전혀 없었습니다. 홈 화면으로 돌아가거나, 멀티태스킹 화면으로 전환하거나, 독을 여는 것 등 말이죠. 매직 키보드를 이용하면 멀티터치 제스처로 아이패드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것이 멋졌습니다.

하지만 저는 아이패드 프로 2세대 10.5인치 모델을 3년동안이나 사용하고 있고, 당분간 아이패드를 새로 구매할 계획은 없습니다. 하지만 매직키보드의 터치패드만큼은 정말 부러웠습니다. 이 상황을 해결해 줄 제품이 출시되었으니! 바로 ‘로지텍 콤보 터치 키보드 케이스’(이하 콤보 터치)입니다.

콤보 터치는 미국에 먼저 발매되었고, 미국 애플스토어에서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이미 직구를 해서 사용하시는 분들도 계셨지요. 직구 가격은 약 21~23만원 정도 되는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정발시에 가격이 좀 더 낮아질 것 같아서 마냥 기다렸습니다. 그러던 차 8월 초~중순 사이 어느 시점부터 국내 애플스토어 앱에 콤보 터치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계속 품절상태였죠.

구매

그러던 차 아이폰 수리로 애플스토어에 방문할 일이 생겼습니다. 이미 수리 예약도 모두 마친 상황. 심심해서 애플스토어 앱을 켜서 제품을 둘러보았습니다. 그런데 즐겨찾기에 추가해 두었던 콤보 터치의 재고가 ‘픽업 가능’으로 바뀌어 있었습니다. 지금 아니면 또 기다려야 한다는 생각에 얼른 구매를 한 뒤 곧바로 애플스토어에서 픽업하였습니다.

박스 오픈

박스는 오른쪽의 파란 손잡이를 잡아당겨 꺼내는 구조로 되어 있었습니다. 박스 안의 구성은 다음과 같습니다.

  • 후면 킥 스탠드를 포함한 본체 장착 케이스
  • 덮개 역할을 겸하는 터치패드 키보드

아이패드 프로 3세대 및 4세대의 매직 터치 키보드와 그 형태는 다르지만, 기능은 유사합니다. 다만 매직 키보드는 킥스탠드 대신 자체적인 듀얼 힌지 구조를 이용해 각도를 조절합니다. 어떤 방법이 더 장점을 가질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확실히 매직 키보드가 더 멋진 외관을 가지고 있습니다.

콤보 터치의 전체적인 재질은 패브릭으로, 케이스와 키보드 모두 동일합니다. 손에 들었을 때 까끌까끌한 느낌을 주고 잘 미끄러지지 않습니다. 저는 마음에 드는데, 손에서 땀이 많이 났을 때 쉽게 오염되지 않을까 걱정이 됩니다. 테이블에서 사용하다가 음료를 흘릴 수도 있구요. 그럴 때는 좀 난감할 것 같습니다.

본체가 장착되는 부분은 실리콘 재질입니다. 완전히 말랑말랑하진 않고 어느정도 단단한 편이라 본체를 잘 잡아줍니다.

두께는 아이패드 본체보다 한참 두꺼워서, 바닥에 두었을 때 뒷부분 카메라가 상처를 입을 걱정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볼륨 업다운 버튼이 보이는데, 양각으로 표기만 살짝 되어있음에도 버튼 클릭 구분감은 명확합니다.

만듦새 – 본체 장착 케이스

본체에 장착되는 케이스는 킥스탠드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무게가 묵직한 편이고, 두께도 두껍습니다. 이렇게까지 두꺼워야 하나? 싶은 생각이 들 정도입니다. 킥스탠드의 구조물을 감싸기 위해서 케이스가 두꺼워졌다고 생각하면 이해는 갑니다.

킥스탠드 자체의 느낌은 아주 좋습니다. 기기를 잘 지지하고, 각도를 조절할 때 서걱거림 없이 부드럽고 고급스러운 느낌이 납니다. 삐걱대고 뻑뻑한 움직임도 없습니다. 전체적인 내구성은 지속적으로 사용해본 뒤 판단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킥스탠드를 어디까지 벌릴 수 있을지 손으로 감이 잘 안 옵니다. 킥스탠드를 벌릴 때는 보통 끝 부분, 즉 땅에 닿는 부분을 잡고 벌리게 됩니다. 그러면 킥스탠드가 힌지를 중심으로 약간 휘어집니다. 힘을 계속 주면 마냥 끝까지 벌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 듭니다. 힌지의 한계지점에서 끝부분임을 알릴 수 있도록 ‘딸깍’하는 구조물이 있었다면 좋았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모든 킥스탠드 구조의 한계점이겠지만 침대같은 물렁한 표면에서는 기기가 잘 지지되지 않습니다. 침대 위에서 세워놓고 사용할 때는 별도의 스탠드를 두고 사용하는 것이 좋겠네요.

만듦새 – 키보드

키보드 부분에 대해서도 만듦새를 언급하자면, 제값은 한다는 느낌입니다. 키보드의 정확한 내부 구조는 확인하지 못했지만, 저가형 팬터그래프 키보드와 비교했을 때 고급감 측면에서 확연히 차이가 납니다. 키 표면은 맨질맨질하고 뽀득뽀득한 질감입니다. 문자는 각인방식이 아닌 이중사출 방식으로 보입니다. 백라이트가 들어오면 문자에서도 빛이 납니다. 손톱으로 문자를 긁어보았을 때 걸리는 느낌도 없었습니다. 키 위에 손가락을 얹어 흔들었을 때, 유격은 적은 편입니다. 확실히! 일반적인 팬터그래프 키보드보다 좋습니다. (18만 9천원인데 이 정도 만듦새는 당연하지 않나 싶습니다.)

키 배열은 무난하다고 생각됩니다. 왼쪽 Ctrl 키 옆에 언어 전환 키가 별도로 있는 것이 편리합니다. 그리고 ESC키 자리에 홈 버튼이 대신 자리합니다. 최상단열에 F1~F12 키는 없지만 다양한 명령을 수행할 수 있는 기능키들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키보드 백라이트 단계 조절 기능이 마음에 듭니다.

키보드를 뒤쪽으로 뒤집어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아이패드 연결부에 접점이 있고, 그 접점을 기준으로 회로들이 있을 겁니다. 때문에 완전히 뒤로 뒤집히는 구조를 선택하기는 어려웠을 것 같습니다.

키감과 터치패드

제품을 수령한 뒤 하루 정도 아이패드와 콤보 터치 조합으로 글을 써 보았습니다. 결론적으로 ‘키감도 좋고, 터치패드도 부드럽다!’ 라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글쓰기를 좋아하시는 분들께 딱 어울리는 조합일 것 같아요. 일반적인 데일리 노트북보다 아이패드+로지텍 콤보 터치의 무게가 조금 더 승산이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1kg 미만의 노트북과 비교하기에는 문제가 있지만요.) 더구나 아이패드는 ‘키보드를 떼어내고’ 세로로 회전시켜 사용할수도 있다는 점이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키감은 상당히 만족했습니다. 키보드 커버의 두께는 겉보기에 그다지 두꺼운 편이 아닙니다. 이 정도 두께에 좋은 키감을 구현한 것이 신기합니다. 키보드를 누르는 클릭감은 경쾌하지만, 바닥에 닿았을 때 소리는 묵직합니다. 마치 비싼 키보드를 치는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실제로 웬만한 기계식 키보드보다 비싼 것도 사실이지만요. 키압은 낮은 편이지만, 누를 때 구분감은 명확합니다. ‘도각도각’ 이 어울리는 표현인 것 같습니다.

터치패드는 프로 3, 4 세대의 매직 키보드보다 면적은 작은 것 같지만 모든 기능이 매끄럽습니다. 두 손가락, 세 손가락으로 스크롤하는 것 모두 아무런 문제 없이 잘 됩니다. 한 가지 단점을 꼽자면 클릭음이 날 때까지 꾹 누르는 것이 터치패드 아래쪽에서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터치패드 위쪽은 고정되어 있어서 눌리지 않습니다. 물론 탭해서 터치하는 것은 어디에서나 잘 됩니다.

Assistive Touch와의 충돌

기존에 블루투스 마우스를 연결해 사용중이었습니다. 마우스의 휠버튼, 우클릭 등을 사용하기 위해서 Assistive Touch 기능을 켜고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Assistive Touch 기능과 외장 키보드는 상극인 것 같습니다.

외장 키보드를 연결했음에도 화면 키보드가 올라온다거나, 언어전환이 제대로 되지 않는다던가 하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또한 화면 키보드는 한글이 표시되는데 외장 키보드로는 영문이 입력된다거나, 아니면 그 반대의 현상이 일어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가끔 자음과 모음이 분리되는 문제도 있었지요. ‘한글’을 입력한다고 하면 ‘ㅎㅏㄴㄱㅡㄹ’ 과 같이 입력되는 꼴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Assistive Touch를 끄고, 재부팅한 뒤 키보드를 다시 연결하자 문제가 해결되었습니다. 다만 이렇게 하면 블루투스 마우스의 모든 버튼을 사용하기는 어렵습니다. 따라서 콤보 터치와 블루투스 마우스를 함께 사용하면 좀 답답한 상황이 많이 생길 것 같습니다. 저는 아예 마우스를 포기하고 콤보 터치만 사용하는 방향으로 선택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버그?

가끔 덮개를 열면 분명히 키보드에 백라이트는 들어오는데 키를 눌러도 반응이 없고, 터치패드도 먹통인 경우가 생깁니다. 거의 80%의 비율로 생기는 문제인 것 같습니다. 이럴 때는 키보드 커버를 아이패드에서 분리했다가 다시 장착해야만 문제가 해결됩니다. 사용에 아주 번거롭습니다.

콤보 터치 자체의 문제인지, 아니면 iPadOS의 문제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키보드를 떼었다가 다시 연결하면 잘 작동하는 것으로 보아 iPad쪽 문제가 아닐까 생각되는데요.. 이 문제는 어느 쪽에서든 해결되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결론: 아이패드 프로 2세대를 위한 최신 터치패드

아이패드 프로 2세대는 아직 그 자체만으로 부족한 기기는 아닌 것 같습니다. 아직 충분히 수명이 남아있는 기기인 셈이죠! 다만 지금은 최신 아이패드들이 멋진 매직 키보드를 통해 데일리 노트북의 자리를 넘보는 시점이죠. 그런 흐름에서 프로 2세대는 이미 뒤떨어지고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그런 간극을 잘 메워주는 제품이 콤보 터치가 아닐까 합니다. 제품 자체가 좀 비싼 느낌이 없진 않아요. 그래도 프로 2세대에서 터치패드를 이용해 iPadOS의 모든 기능을 사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만족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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