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의 마지막


2월은 짧다.
30일이 넘는 날짜를 살다가 28일까지만 사는 것은 조금 손해보는 느낌이다. 겨우 두세 날 가지고 무얼 그러나 싶지만 갑자기 시간이 빠르게 앞당겨지는 조금 어색한 느낌이 든다.

벌써 두 달이 지나간 2023년, 머리속에는 하고 싶은 것들이 맴돈다. 남들은 새해를 맞아 버킷리스트를 정리하곤 하는데 나는 그런 정리를 한 번도 해 본적이 없다. 꼭 해야 하나 싶었다. 그런데 방청소를 하듯 복잡한 머리속도 좀 정리해야 할 것 같다.

복잡하지 않고 안정적인 삶을 원했다. 가급적 예외상황을 만들고 싶지 않았다. 비틀대지 않는 자전거처럼 올바르게 직진하고 싶었다. 그런데 그건 이상일 뿐이었다. 바깥에서 불어오는 바람, 그리고 내 마음 속에서 부는 바람 탓에 자전거는 이리저리 비틀댔다.

자전거가 어디로 향했든 그 풍경이 그럭저럭 나쁘지만은 않았다. 다행이었다. 호기심 많은 성격 덕에 그냥저냥 약간의 재미를 느끼며 견뎌왔다. 하지만 맘에 쏙 들지는 않았다.

남은 10개월.
팔에도 다리에도 힘을 더 길러서,
바람 따위는 콧바람으로 이겨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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