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청년

마치 맨 땅에서 잡초가 삐죽 튀어나오듯, 허리 근육에서 시작된 뾰족한 통증은 천천히 온 몸으로 퍼졌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관절이 평소보다 무겁게 느껴졌다. 커다란 어깨, 팔꿈치, 무릎부터 손가락, 발가락 마디까지 온 몸의 관절이 어디 있는지 정확히 느껴졌다.

새해 벽두부터 한 달여의 생활을 돌아보았다. 한 달간 휴식다운 휴식을 누린 적이 없었다. 주중에는 출근과 운동으로 일정이 빼곡했고 주말에는 사람들을 만나는 약속으로 일정이 빼곡했다. 그러니 퇴근을 했을지언정 몸 그리고 마음은 쉴 곳이 없었다.

몸이 아프니 마음마저 무너지기 시작했다. 서러웠다. 아파도 알아서, 혼자서 견뎌야 하는 독거청년의 평범한 서러움이었다. 그래, 나 말고도 독거청년이라면 이렇게 아픔도 흘려보내야지, 그러다가도 지금 내가 아픈 걸 쉬이 견뎌낼 사람은 몇이나 될까 싶다.

내일은 안 아프면 좋겠다,
내일은 행복하면 좋겠다,
내일은 흘러가지 않으면 좋겠다.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