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이하이가 부른 한숨은 언제 들어도 감동적인 명곡이다. 이하이님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 촉촉한 고음이 메인 테마인 한숨을 완벽하게 표현하고 있다. 2016년에 발매되어 거진 6년이 되어가는 오래된 노래지만 유독 힘든 날 지친 머릿속에서 더욱 명료하게 재생되는 곡이다.
이 곡은 이하이님의 이름을 붙이고 세상에 나왔다. 그래서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속사정이 있다. 이 노래의 작사작곡자가 샤이니의 종현이라는 사실을 사람들은 잘 모른다. 나는 아이돌엔 젬병이지만 샤이니는 워낙 유명한 그룹이기에 종현이 샤이니의 리드보컬이라는 것 정도까지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처음부터 한숨의 작사작곡자를 알고 있던 것은 아니다. 내가 한숨의 작사작곡자가 종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정확히 2017년 12월 18일 늦은 밤이었다. 내 생일이 며칠 지나지 않았던 그 밤, 그는 우리 곁을 영영 떠났다. 유명한 가수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가져다 주었다. 사람들은 그를 그리워하며 그의 목소리를 다시 꺼내어 들었다.
잘 생기고 인기 많은 아이돌의 삶에서 어떤 부분이 버거웠던 것일까? 체크무늬 남방에 무거운 백팩을 매고 다니는 공돌이가 전혀 다른 세상을 살아 온 종현의 모습을 이해하려 노력했지만, 일말의 비슷한 부분도 찾을 수 없었다. 그럼에도 내가 종현을 짝사랑하는 것은 동갑내기라는 점, 그리고 종현과 내가 비슷한 성향을 가졌을 것이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인터넷을 구경하다가 연예인들의 MBTI를 맞춰보자는 주제의 글에서 종현이 언급된 것을 보았다. 댓글에 성대하게 열린 장판파를 흥미롭게 훑던 중 많은 이들이 종현은 INFJ일 것이다라고 짚는 것을 보았다. 희귀하고도 특이한 성향이라 불리는 INFJ-A로서 정말 반갑기 이를 데가 없었다. 그보다 좋아하는 가수가 같은 성향이라는 것은 반갑다 못해 벅차올랐다. 그러나 한편으로 종현이 그 힘든 선택을 했던 것 또한 그의 성향에서 비롯되지 않았을까 하여 명치 속이 아려왔다.
INFJ가 편한 마음으로 세상을 살아가는 것은 꽤 어려운 일인 것 같다. INFJ의 머리에 돋아난 수십 개의 안테나는 세상에 흘러다니는 수많은 이야기들을 남들보다 더 넓게 더 많이 받아들인다. INFJ 스스로가 그 애증의 스토리들을 그만 받아들이고자 노력해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다. 사실 INFJ는 세상에 그 수많은 이야기만큼 애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큰 애정만큼 노력하지만 세상은 INFJ에게 더 아프게 되돌려줄 때가 많다. 그렇게 집에 틀어박혀 INFJ는 고민한다. 나는 사랑하지만 사랑받지는 못하는구나.
종현이 넘기던 마지막 밤의 무게는 감히 내가 헤아릴 수 없다. 종현 주변의 수많은 사람은 그를 사랑했다. 하지만 종현이 받고 싶었던 사랑은 외모와 인기에서 비롯된 사랑이라기 보다는 그 허상 속 내면에 대한 따뜻한 어루만짐 아니었을까. 따뜻한 마음을 가졌던 종현은 노래로 우리를 안아주었지만 정작 우리는 그의 겉만 만져댔을 뿐 여린 그의 마음을 어루만질 따뜻한 손길을 내밀지 못했다.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가 편안하기를 바랄 뿐이다.
수고했어요,
정말 고생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