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품없는 출구, 좁고 소박한 하늘
간석오거리역을 출발한 인천지하철 1호선은 급한 커브를 느릿느릿 돌아 석바위 아래 깊은 지하를 향해 파고들어 간다. 석바위는 간석동과 구월동 사이에 피할 수 없는 깔딱 고개를 만드는 말 그대로 커다란 바위산이다. 그 깔딱 고개 꼭대기에는 인천시청이 자리한다. 그래서 지하철에서 내려 인천시청에 가기 위해서는 지하 4층 승강장 깊은 곳에서 헥헥대며 석바위 꼭대기까지 등산을 해야만 한다.
간신히 지하철역 출구에 오르면 곧바로 좁고 복잡한 인천시청 앞 도로가 눈에 들어온다. 도로 위에는 구월동과 주안을 잇는 버스들이 쉴 새 없이 오간다. 도로가 좁아서인지, 아니면 차가 많아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 모든 것들이 복잡하게 얽혀 거칠고 모난 인천시내의 특징을 그대로 보여준다.
인천시청역을 이용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인천지하철 1호선과 2호선을 갈아타기 위해 잠시 환승통로를 거쳐갈 뿐이다. 일부는 5번 출구로 빠져나와 시청 아래쪽 관교동 터미널 방향으로 자리 잡은 원룸촌으로, 그리고 나머지는 4번 출구를 지나 시청 너머 깔끔하게 정돈된 구월동 신시가지로 향한다.
하지만 정작 나는 복작대는 출구 반대편, 조그마하게 자리 잡은 1번 출구를 자주 이용한다. 1번 딱지가 붙었지만 가장 볼품없고, 가장 수수한 출구. 1번 출구는 좁디좁은 인도 위에 날씬하게 자리하고 있다. 장정 두 명이 가로로 서면 꽉 막혀버릴 것 같은 너비의 1번 출구엔 에스컬레이터는 고사하고 회색빛 계단만 자리한다.
그러나 1번 출구는 석바위에서 간석동 방향으로 내려가는 가파른 언덕길에 자리한다. 덕분에 높게 뻗은 계단 앞에 서면 그 끝에 시야를 가리는 것 없이 도화지 정도 크기의 하늘이 보인다. 출구 꼭대기에서 바로 이어지는 내리막길 덕분에, 하늘은 을씨년스러운 지하 구조물 안을 밝게 비출 수 있다.
날것 그대로 비좁고 소박한 인천을 꿰뚫는 인천시청역1번출구 덕에, 나는 그날도 작게 행복했다.
낡은 언덕길 지하철역
샛길에 한 사람 다닐까
계단엔 두 사람 다닐까파란 하늘만 용하게도
고개 위에서 인사했다
인천과 8년 넘게 인연을 맺고 있지만, 도무지 여기가 광역시청 근처라는 것이 와닿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