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쓰기] 들꽃

계절은 차별이 없다. 자투리 땅조차 소외되지 않고 초록빛 새 순이 돋았다. 한숨 한 번 쉴 틈 없이 바쁜 일상이었다. 그런데 한구석 작은 땅이 눈에 걸렸다. 잠시 눈을 내려 가만히 바라보았다. 거기엔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터를 잡고 있었다. 뾰족뾰족한 잔디도 조금 자랐고, 어디서 날아왔는지 모를 쑥도 조금 자랐고, 민들레처럼 생긴 것도 싹을 틔웠고, 예쁜 색으로 피어난 들꽃들도 보였다.

들꽃들은 내 엄지손톱보다 작았다. 그러니 멀리서는 잘 구분할 수 없었다. 관심을 가지고 기울여서야 비로소 들꽃도 꽃이었음을 알았다. 계절이 오면 당연히 피어있는 들꽃이지만, 그들은 인고의 시간을 견뎌 그 자리에 왔다. 춥고 외로운 긴 겨울동안 어두운 땅 속에서 웅크리고 지냈을 것다. 그러다 봄이 다가오면서 부드러운 햇빛이 땅을 데우기 시작하자마자 기개를 떨친 것이다.

하지만 들꽃은 겉보기에 하찮았다. 거의 땅에 붙어 자라고, 너무 작은데다가, 솔직히 이름도 모르겠다. 사람들은 벚꽃나무에 우우 몰리고, 튤립을 화려하게 포장해 선물한다. 그런 장면을 보며 들꽃에게 물어보고 싶었다. 키 크고 화려한 꽃이 부럽냐고. 아마 들꽃은 그렇지 않다고 대답할 것 같았다. 벚꽃이나 튤립만큼 남에게 뽐낼 정도로 대단하지 않더라도 봄을 맞이해 제 몫을 아름답게 다 해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오는 봄이 좋고, 작게 피어나 자투리 땅조차 알록달록하게 만드는 들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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